#keywords 책, 과학 * 존재의 떨림은 서로의 울림이 된다. * 인간은 울림이다.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. 세상을 떠난 친구의 사진은 마음을 울리고, 영화 <레미제라블>의 ‘민중의 노래’는 심장을 울리고, 멋진 상대는 머릿속의 사이렌을 울린다. 우리는 다른 이의 떨림에 울림으로 답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. 나의 울림이 또 다른 떨림이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. 이렇게 인간은 울림이고 떨림이다. * 어둠에도 색이 있다. 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맞은편 벽의 어둠은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동굴의 색과 같고, 침대 밑의 어둠은 부족한 빛마저 모두 빼앗겨 블랙홀이나 가질 법한 검은색을 띠며, 내 몸 가까이 착 들러붙은 어둠 아닌 어둠은 몸의 일부가 된 듯 내 자신의 색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. 밝은 빛 아래서 빛을 실체로 느낀 적 없으나, 어둠이 충만한 곳에서 어둠은 무거운 실체가 된다. * 인생을 살아가며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들을 위상수학적 구멍의 개수에 비유할 수도 있다. 구멍의 개수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변형도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? 위상수학적으로는 모두 동등한 삶이다. 삶의 겉모습을 몇 배로 늘리는 것에는 집착하면서 정작 바꿀 수 없는 인생의 가치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? 나에게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가치는 무엇일까? 위상수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.